안타까운 별세
주중에 우울증을 앓던 후배 목사가 소천했다. 61년생이면 이제 62세이다. 한 교회에서 29년을 섬겼는데 무뎌진 그에게 나가라 하여 금년 가을부터 강단에 서지 못했다고 한다. 피차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있었더라면 휴가를 내어 쉬면서 바다와 산에도 나가 안식을 했어야 한다. 모쪼록 올곧고 양심적이었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 충남목정평과 전국목정평, 그리고 충남기독교회협의회에서 위로예배를 드렸는데 설교를 했다. 참 어려운 설교였다.
이목사는 1980년대 어느 날, 작고한 학장 이호운 목사의 유고집 '목원의 꿈'을 읽고 하나님이 부르신 이유를 알게 되었다며 "하나님은 농촌에 들어가 그들 속에서 살 일꾼을 찾으셨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주님의 말씀을 교회와 교회 밖 세상 속에서 실천하는 삶이 목회라고 했다.
그래서 30년 흙과 함께 마을과 함께 한 목회자로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목회를 해왔다. 오병이어 사회복지회와 반딧부리지역아동센터 대표, 교단농목회장, 특히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온마을사람들 이야기는 이상적인 공동체였다. 지역YMCA 이사장, 충남NCC 수석부회장, 전국목정평 공동의장 등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해 왔다.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당하고 프락치 활동을 강요당한 피해자로 최근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에 공황장애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중에 오래 섬겨온 교회에서 밀려나는 어려움이 겹치면서 나름 가족과 목회와 사회적 과중한 업무들이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여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내린 모양이다. 우울증은 죽음이다. 우울증을 앓는 목사가 긍정적으로 살라, 믿음으로 적극적으로 살라고 설교하는 것은 죽기보다 힘든 일이고 양심적으로 위선적인 노릇이라 고충은 배가된다.
최근에 그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아 몇 차례 전화를 했지만 번번이 받지 않았다. 우울증을 앓았던 목사로서 각별히 염려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지역과 교단이 달라 만남이 뜸했던 양지에게는 궁금한 채로 그냥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부고를 받았다. 직감적으로 잘못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멍멍해졌다. 지인을 통해 확인해 보니 예상 대로였다. 우울증이라는 병으로 사망한 셈이다. 착하고 양심적인 사람이 겪는 아픔이다. 죽을 수 있는 용기로 조금만 더 견디고 이겨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으로 마음이 더욱 무겁다. 특히 홀로 된 미망인과 장애아들과 미혼인 딸에게 전능하신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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