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읽는 지혜_적응의 언어
벼베는 시기가 왔다. 올해는 지독한 가뭄 때문에 벼가 잘 익었을까 걱정을 많이했다.
다행히 아침에 내리는 이슬을 먹으며 잘 견뎌주었다.
벼를 베기 위해 낫을 드리우면 벼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볏대의 두께나 분얼의 상태를 볼 수 있다.
물이 마지막까지 있었던 물길 쪽 벼를 베는데 느낌이 달랐다.
볏대도 굵고 잘 여물었을 거라는 예상과 달랐다.
볏대도 얇고 뿌리도 낮게 내려서 뿌리가 뽑힐 정도였다.
가뭄은 벼들의 뿌리를 더 깊게 내리도록 했다.
하지만 물이 여유있게 있었던 곳의 벼의 뿌리는 얕게 내렸다.
그만큼 볏대도 얇아지고 미네랄도 적게 될 수 밖에 없다.
올해 지독한 가뭄에 가장 잘 견디고 있는 ‘벼’가 있다.
바로 다마금이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아픈 역사를 가진 벼다.
100여년 시간을 이 땅에 키워져 오면서 가뭄과 홍수 등이 벼의 DNA에 새겨졌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의 가뭄에도 잘 견뎌왔을 것이다.
학교 텃밭 수업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선생님, 더워요. ”다.
아이들은 조금만 더워도 잘 참지 못한다.
그만큼 날씨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다.
학교에서는 더우면 에어콘을 켜고, 추우면 히터를 켜준다.
비가 오면 체육관에서 놀고, 운동장에 나가지 않는다.
텃밭에 나오면 바깥 날씨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하지만 몇해를 계속해 왔던 고학년 아이들은 이럴 때도 있지라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한다.
그만큼 바깥 날씨에 적응을 한 것이다.
고난이 유익하다는 시편의 말씀은 적응의 언어다.
고난은 뿌리를 더 내리도록 해주고
고난은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고 경험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