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8일성령강림주일 경동칼럼
"주님의 백성 모두에게 그의 영을"
2014년 6.4 지방선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리는 이들, 낙선의 고배를 마시는 이들이 있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가 당선되면 함께 기뻐하고 낙선하면 함께 아쉬워합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 이후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를 궁금해 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었습니다. 그 밖의 선거 결과는 뚜렷하게 어느 당이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서로 주고 받았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실망하는 분들, 안도하는 분들은 무엇을 보고 실망하고 안도하십니까? 당선과 낙선!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겠지요?
그러나 저는 이제는 승자독식이라는 관점을 바꿔야 할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고 봅니다. 여당의 텃밭이라는 대구와 부산에서 야당과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 야당의 텃밭이라는 호남에서 여당과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두드러집니다. 정당은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 정권은 누구를 위한 권력입니까? 당선자와 집권당을 위한 권력입니까? 아니면 국민을 위한 권력입니까? 표를 구할 때는 국민을 위한 권력이지만, 집권하면 당선자와 집권당을 위한 권력이 되어 버리는 유치한 짓거리는 그만 두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국민을 위한 당선이라면 지지하지 않은 이들과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과 지지자들의 이익을 위한 당선이라면 지지하지 않은 이들은 신경 쓸 일 없습니다.
2014년 대한민국의 정치적 갈등은 국민을 위한 당선, 국민을 위한 집권이 아니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이제는 당선과 낙선을 넘어 국민 모두를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분명하게 민심을 드러냈습니다. 선거를 당락으로 보지 말고 민심에 초점을 맞춰 보십시오. 당락이 아니라, 지지자와 반대자가 어떻게 갈렸는지?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왜? 선거가 누군가에게는 승리의 축배여야 하고, 누군가에게는 패배의 쓴 잔이어야 합니까? 국민은 결코 패배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권력의 주체인데, 어떻게 패배합니까? 정치 지형이 변할 뿐, 국민은 죽지 않고 살아갑니다. 국민이 먼저 깨어 지지한 후보가 당선이 되지 않아도 잘 살아갈 수 있는 나라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과 삶의 방식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삶이 민주주의입니다. 모두를 위한 삶입니다.
민수기 11장 24-30절은 모세에게 내린 영이 장막을 둘러선 백성의 장로 일흔 명에게 내려 예언을 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에 남아 있던 엘닷과 메닷에게 성령이 내려 진에서 예언을 합니다. 여호수아가 모세에게 말려야 한다고 했을 때, 모세는 "네가 나를 두고 질투하느냐? 나는 오히려 주님께서 주님의백성 모두에게 그의 영을 주셔서, 그들 모두가 예언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민 11:29b)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성령강림절을 맞았습니다. 누구를 위한 성령강림입니까? 사도행전 2장 1-21절의 성령 강림의 사건은 다락방에 있던 모두를 위한 성령의 강림입니다. 동시에 성령강림의 사건을 보며 놀라 어쩔 줄 모르는 모두를 위한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성령강림의 사건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다락방에 숨어 모여 기도하던 무리를 넘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를 넘어 땅끝까지 전해 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모두를 위한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요 7:37b-38) 이 생수는 예수를 믿는 이들이 받게 될 성령입니다. 예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목 마른 사람 다 와서 마셔라! 성령은 우리 모두를 위한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세상 모든 이에게 성령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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