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야기를 갖는다는 것
2014-11-26 18:32:55
김승환
조회수 2686
"우리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헤라자드를 알고 있다. 페르시아 왕 샤리아르는 처녀를
한 명씩 맞아들여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처형시킨다. 그 왕이 부정한 왕비로 인해 여성
을 혐오하고 증오하게 되었다는 건 심각한 주제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의 관심은 거기에
있지 않다. 세헤라자드는 하룻밤의 여자로 왕의 침실에 불려갔다. 그녀보다 앞서 불려들
어간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다음 날 그녀의 생명은 끝이 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다른 일들이 일어난다. 그녀는 왕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편 들려주
고 다음날 이어서 하겠다고 한다. 다음 날이라니? 다음 날은 그녀에게는, 왕의 입장에서 보
면, 없는 날이다. 그녀는 '없는' 내일을 요구한 것이다. '새로운 이야기는 새로운 날 주어질
것이다. 이야기를 듣기 원하면 내일을 있게 하라.'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이야기를 앞세운
그녀의 내일에 대한 요구는 받아들여진다.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왕은 '없는' 내일을 있게
해야 했다. 왕은 세헤라자드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녀의 처형을 하루하루 연기하다 결국
영원히 연기한다. 이야기가 있는 한 그녀는 죽지 않는다....."
-이승우(소설가, 조선대 교수), <자기 이야기를 갖는다는 것>, 강원NCC 목회자인문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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