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솔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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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반 바리새인
2025-12-19 22:52:44
신솔문
조회수   3

1.

 

성탄절과 관련된 이런 유머 들어보셨는지요.

 

지금은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성탄절예배와 평소 주일예배의 시간과 순서가 같았습니다.

그래서 성탄절예배 드린 후 맞이하는 저녁 시간을

순간적으로 주일 저녁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어느 해인가, 성탄절이 금요일이었던 모양입니다.

어떤 목사님이 성탄절을 주일로 착각하여

그다음 날 23일 여행을 떠납니다.

정확히는 배 타고 먼바다로 바다낚시 갑니다.

주일 아침에서야 바다 한복판에서 오늘이 주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군요.

 

실제 이런 실수를 한 목회자는 없겠지만

교인 중에서 이런 착각을 하신 분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유머 때문은 아니고요.

저는 성탄절예배 순서는

주일예배 순서와 조금이라도 다르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칸타타를 준비할 수 있는 교회라면

칸타타 중심으로 하면 좋겠지요.

 

 

2.

 

목회자들이 예배 계획을 짤 때

주의 깊게 살펴보는 달력은 세 군데입니다.

 

첫째, 성탄절이 있는 12월 달력입니다. 성탄절이 어느 요일인가를 고려해서 집회를 조정해야 합니다(부활절은 부활주일이니 이런 숙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성탄절이 주일인 경우가 가장 해피하겠지요.

 

올해 성탄절 요일은 좋은 편입니다. 목요일이라 수요저녁기도회와 무리 없이 연결됩니다. 수요저녁기도회 시간에 성탄이브행사를 하면 되니까요. 송구영신기도회가 있는 31일도 비슷합니다. 수요저녁기도회를 송구영신기도회로 합하면 되니까요.

 

둘째, 설 명절과 추석 명절입니다. 성탄절과 달리 명절에는 휴일이 여러 날이어서 연휴의 흐름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설날이 수요일이라면 수요 집회는 가정예배로 대체하고요, 새벽기도회도 과감히 쉬는 것이 적절합니다. ‘교인 가족들을 중심에 놓고 판단해도 비신앙적이라 할 수 없는 때이지요.

 

제가 농촌 교회에서 근무하면서 교인들에 대해 안심되는 때는 명절 기간이었습니다. 맡고 있던 교인들을 그분들의 자녀들에게 인계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년 중 가장 북적이고 활기찬 주일예배는 어느 해, 명절 연휴에 드리는 주일예배였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님들과 함께 고향의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광경을 생각해 보십시오. 상상만 해도 흡족합니다. 다만 명절이 어느 요일이냐에 따라 다릅니다. 연휴 흐름이 주일 이전에 자기 집으로 가거나 주일 이후에야 부모님 집으로 오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이러한 경험은 저의 도시 교회 사역에 영향을 줍니다. 명절 때는 부모님 교회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예배드리는 것을 권장했습니다. 교인들이 많이 고향에 가셔서 설령 제가 인도하는 예배가 썰렁해도 시골 교회들이 활기찰 것을 생각하면 괜찮았습니다. 성가대가 없는 예배도 각오했었지요(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명절 때 고향의 부모와 타향의 자녀들이 고향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기 위해서는 연휴 배치가 맞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제 판단으로는 이 조건에 부합하는 명절이 지난 추석 주일예배였습니다. 이러한 예상을 하고 예배를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북적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흥미로운 것은 신앙생활열심히 하는 교인 자녀(대형 교회 교인)”들이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본 교회에서 주일예배 드리고 이동하기 위해서지요. 신앙적으로 달콤하게 보이는 이 현상 배후에 전통 하나가 있습니다 - “본 교회의 예배 사수”.

 

필요한 전통이라는 것 인정합니다. 그러나 부모님 집에 되도록 오래 머물게 해야 할 명절에서조차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지교회 지도자들을 보면 고르반을 핑계 삼아 자기 욕심 챙기는 자들이 떠오릅니다.

 

 

3.

 

[마가복음 7:9-13, 새한글성경]

 

또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계명은 잘도 무시하면서, 당신들 전통은 굳게 세우려고 하는군요. 모세가 이렇게 말했지요. ‘너의 아버지와 너의 어머니를 받들어 모셔라.’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사람은 반드시 죽여서 삶을 끝내게 해야 한다.’ 그런데 당신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어떤 사람이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하면 어쩌겠어요? 제가 부모님에게 해 드려야 할 것이 고르반, 곧 하나님께 바칠 예물이 되었습니다.하고요.’ 당신들은 그 사람이 아버지나 어머니를 위해서 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내버려둡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전해 준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당신들은 이런 비슷한 짓을 숱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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