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이 요단강을 건너가서 강대한 민족과 높은 성벽을 가진 큰 성읍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앞장서서 그들을 멸하시고 쫓아내시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승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내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승리 이유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주의를 줍니다. 이스라엘이 의로워서 승리한 것이 아니고, 그들이 악하기 때문에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상대방이 악하고 자신들은 의롭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믿고 싶겠지만 “이스라엘의 의(義)”는 빼라는 것입니다. 6절은 이스라엘이 목이 곧은(고집이 센) 백성이라고 하면서 “이스라엘의 의”가 승리 이유로 등장하는 것을 원천 차단합니다.
전쟁 승리의 요인에서 승전국의 의로움을 배제하는 오늘 말씀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고대 세계에서 전쟁은 일종의 국제사법재판소였고 승전국을 의로운 나라로 간주했습니다. 말씀에 들어있는 이 원리는 전쟁 상황 뿐만 아니라 대립하는 집단이나 개인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대립하는 자가 악하니 우리들은 선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역사에서 악한 집단에 맞선 집단이 이러한 착각에 빠져 자신들이 정죄하는 집단 이상으로 악해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바리새인의 독선도 비슷한 오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이 오류가 바리새인들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자행되고 있습니다. 자기 정치 세력의 잘못을 다른 정치 세력의 잘못으로 덮습니다. 상대방이 악하다고 해서 자신들이 선해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상대방이 악해도 나의 악함은 그대로 남습니다. 우리의 허물을 주님 앞에서 직시할 때 성도(聖徒)로서 성화(聖化)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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