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막 3:7-19, 출18:13-27, 고전12:1-11
오늘은 주현절 넷째 주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 넷째 주일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사역(事役)은 그 시작부터 자기 색깔을 선명히 보여주셨다.
예수님은 당시의 기득권자이자 하나님의 나라를 대변해 왔던 모세의 율법종교인 유대교와, 확연히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셨다. 특히 그의 사역은 유대교의 완고한 시온중심주의, 아브라함의 혈통을 계승하는 철저한 핏줄 중심주의와는 그 결(契)이 너무도 달랐다. 탈(脫)종족주의를 지향했고, 이념화된 율법주의를 훌쩍 넘어섰으며, 성(性)차별 장벽도 무너뜨렸고, 이방인들도 완전 포용했으며, 빈부노소에 관한 차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예수 사역의 가장 큰 특징은 그는 사람을 율법적 시각이 아닌 복음적 시각으로 상대하신 일이었다. 예수님은 율법적으로 문제가 드러난 자들을 죄인으로 정죄부터하고 심판하려는 유대 성직자들과는 달리, 그들도 역시 사랑받아야할 할 대상으로 보시면서, 그 드러난 허물과 죄에 대하여서는 정죄와 배제(排除)가 아닌 긍휼과 자비를 통하여 치유(治癒)부터 받아야할 대상으로 보고 매 사람에게 접근하신 것이다. 그러기에 이런 새로운 목자의 품과 사랑에 감동한 수많은 무리들이 그에게서 품어 나오는 사랑의 젖줄을 빨아먹고자, 끝없이 모여 들었다(7-8절).
특히 그 주변엔 율법 세계에서 밀려난 죄인들이 기대와 희망 속에서 대거 몰려왔다. 그런 그들에게 주님의 목회는 세 가지로 집중되었다. 가르치시고, 선포하시며, 영육(靈肉)간에 죄와 질병으로 무너져 고생하는 인생들을 치유하시는 일이었다. 특히 당시엔 마귀와 악령의 역사들이 많았기에, 귀신을 쫓아내시는 일도 놓치지 아니하고 권능을 행사하셨다. 그 바람에 그 누구나 예수에게로 가면, 새 하늘 새 땅을 호흡할 수 있는 새 시대를 맛볼 수 있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오늘의 세 본문 내용은 예수께서 시작하신 목회(牧會)는 사실상 하나님의 선교가 진정 어떤 것이며, 어떻게 펼쳐지는 것인지를 우리에게 자세히 알려준다. 가장 큰 틀은 상호 협력(協力)에 의한 선교이다. 개인적이나 독단적인 성격의 형태인 선교가 아니다. 이런 모습은 놀랍게도 삼위일체(三位一體) 하나님인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협력 선교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아버지와 아들과 그의 영이신 성령의 완벽한 일치와 협력에 따른 선교였다.
창1장에 나타난 천지창조 과정에서 보여 준 삼위 하나님의 모습을 보라. 그곳에서 성부 하나님은 창조 세계의 전체 판(板)과 무대를 마련해 주신다(1절). 그러자 어지럽게 펼쳐진 그 무대의 혼돈과 질서를 그의 영이신 성령께서 정리하셨다(2절). 그러자 로고스이신 성자 예수께서는 그의 말씀으로, 이 창조된 인간 세계에 필요한 모든 대상들을 하나하나씩 만드셨다(6-30절- , 요1:1-5 참조). 이렇게 질서 있게 창조 작업이 마쳤을 때에, 그는 심히 기뻐하셨다(31절).
이런 삼위일체 하나님의 완벽한 선교로 인한 창조세계의 질서를 확인한 사도 바울은, 당신 자신이 예수와 그의 복음을 온 세계에 전할 선교 사역자로 부르심을 받은 자로서, 이런 삼위의 협력적 선교에 특성을 이렇게 정리하여 온 교회에 고지(告知)하였다. 바로 오늘 서신서 본문인 고전12:4-6절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곧 성부(聖父) 하나님은 사역지인 창조 무대를 만들어 제공하셨고, 성자(聖子)이신 예수께서는 그 창조 무대를 주관하며 든든히 세워갈 인간을 부르고 직분을 안겨 주셨으며, 그 분들의 영이신 성령(聖靈)께서는 그렇게 택한 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각자에게 은사와 기능을 안겨주셨다고 정리하였다. 이것은 무대만 있다고도 안 되는 것이고, 무대와 사람이 있다고도 안 되는 것이며, 거기에는 일할 수 있는 기능과 역량인 은사가 제공되어야만 비로소 모두가 온전히 가능해지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선교임을 확인해 준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하나님 자신부터 완벽한 내부의 협력 체제 속에서, 세상 구원을 위한 선교를 집행하고 계심을 확인할 수 있다. 삼위 중, 그 누구도 혼자나 독자적 역량만을 과시하지 않으셨음을 본다.
그러기에 우리 교회와 그의 백성인 성도들은 당연히 이런 삼위 하나님의 협력과 협동적 선교 활동 구도에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 우리의 선교도 이루어지도록 역량을 모아야 하겠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우리는 우리에게 부여하신 역량과 은사를 모두를 위하여, 저 오병이어를 예수님께 내어 논 아이처럼(요6장 참조), 우리의 선교도 협력 선교와 유기체(有機體)적 선교로 나아가게 하여야 한다. 마침 오늘의 세 본문 내용 역시, 우리에게 매우 적절한 협력 선교 모범을 제시하여 주신다. 함께 보자.
1. 복음서 / 막3:7-19 / “ 또 산에 오르사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부르시니 나아온지라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러라 ”
성자 예수의 본격적인 하나님 나라운동이 전개되자, 그야말로 인산인해의 주변 큰 무리들이 그가 행하신 큰일을 듣고 몰려들었다(7-8절). 그 대상은 전국적이었고, 범인종적이었다. 유대인은 물론, 흩어진 이방인까지도 모두 예수의 행하시는 일들이 자기들을 살리는 일이라는 판단아래 소망을 품게 되면서, 그토록 몰려든 것이다. 그 중 특히 당시 민중의 삶을 움켜쥐고 있었던 더러운 귀신들, 병마(病魔)까지도,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다’고 시인할 정도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이런 상황 관리를 효과적(效果的)으로 하시고자, 매우 특별한 조치를 취하셨다. 곧 당신과 함께 하면서 당신을 대리하여 이 메시아적 사역을 함께 공유할 인물들 12명을 먼저 선택하시고, 그들을 당신과 함께 살게 하시며, 훈련도 시키고, 나아가 앞세워 당신의 사역을 공유하고 집행까지 하도록 선교 체제 구축을 하셨다(13-15절). 실로 주님의 좌우 날개와 같은, 12제자들이 여기에서 등장한 것이다.
1) 그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께로 몰려왔다. 남부 유대와 예루살렘, 중부 이두매와 요단 강 건너 편, 북부 두로와 시돈 등지의 많은 무리가 예수의 놀라운 사역의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특히 병자들이 쏟아져 몰려왔고, 서로들 예수를 만지고자 아비규환 하였다(10절). 그 바람에 예수님은 배를 바다에 띄어 물 위로 올라가야 할 정도였다(9절).
2) 그러자 그런 비상 상황 대처할 수밖에 없음을 아신 주님이 특별 활동조직체를 구성하셨다. 바로 이 모든 상황을 당신 홀로 집행하시기 어려움을 절감하신 예수께서는 당신의 마음에 둔 12제자들을 선택하시면서, 그들과 당신의 모든 메시아적 사역을 공유하시고자 하셨다(13-19절). 그들 12명은 시몬 베드로, 야고보(세베대의 아들)과 형제 요한, 안드레, 빌립, 바돌로매, 마태, 도마, 야고보(알패오의 아들), 다대오, 시몬(가나안인), 그리고 가룟 유다였다.
3) 이들 열둘은, 옛 이스라엘을 대변할 야곱의 열두 아들처럼, 새 이스라엘을 이룰 제자 그룹이었다. 주님은 이들에게 세 가지 특혜를 베풀어 주셨다. 곧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신 일과 그들을 세상에 내보내서 전도도 하게 하신 일, 그리고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행사하게 하신 일이었다(14-15절). 그 하나하나가 모두 메시아적 사역의 계승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익혀두어야만 할 내용들이었다. 스승과의 동거함을 통한 스승 배우기, 그의 지도하에 그에게 배운 말씀과 그 스승 예수를 세상에 전하며 알리기, 그리고 그의 권능으로 인간을 괴롭히는 악한 영들을 쫓아내기 등은 선교자의 기본이 되었기 때문이다.
2. 구약 / 출18:13-27 / “ 모세의 장인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하는 일이 옳지 못하도다. 너와 함께 한 이 백성이 필경 기력이 쇠하리니 이 일이 네게 너무 중함이라 네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 이제 내 말을 들으라 내가 네게 방침을 가르치리니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실지로다 ”
본문은 백성들의 광야 생활을 이끌던 모세 리더십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소개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 내면적으로는 성부 하나님의 당신의 백성을 이끄시는 방법을 소개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는 모세를 일깨운 이가 모세의 장인 이드로였지만, 그의 지혜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19-23절 참조). 특히 내용을 보면, 복음서에 소개된 예수님의 제자 선택을 통한 하나님 나라 운동과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1) 모세는 장인(이드로)을 통해서 뜻밖의 큰 선물을 받는다. 그것은 40년에 걸친 광야 생활 속에서, 백성들 사이에 발생하는 각종 재판 건을 해결하는 일에, 모세가 매일 혼자 매달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숱한 백성들을 상대로 재판하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목격한 장인이 그런 모세의 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기 때문이다. 모세의 그런 식의 처신으로는, 필경 모세나 백성 모두가 함께 지치게 되면서, 효과를 못 낼 것이었기 때문이었다(13-19절).
2) 그러면서 장인의 제시한 대안은 매우 구체적이고 놀라운 연합적 리더십 방식이었다. 큰일은 모세가 처리하지만, 작은 일들은 훈련받은 중간 지도자들로 하여금 처리하게 하여서 일을 효율성 있게 처리하라는 것이었다(19-23절). 그 중간 지도자는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과 십부장이란 네 단계인데, 이들은 모두 기본적인 자격을 갖춘 자들이어야 했다. 그리고 온 백성 중에 능력 있는 자들이어야 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고,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들이어야만 했다(21절).
3) 그 조언에 따라 모세는 중간 지도자급의 사람들을 뽑은 후, 그들에게 율례와 법도를 가르치고, 마땅히 갈 길과 할 일을 보여주며 훈련을 시켰다(20절). 이때부터 이스라엘에서 시행된 모든 재판은 그 사안의 경중에 따라서, 십부장 오십부장 백부장 천부장 순으로 경유해서 처리했고, 최종 과제는 모세가 전담하였다. 그러자 모세와 백성 모두가 새로운 제도에 만족하면서, 분쟁과 조정의 건들이 성숙하게 처리되었다. 그 후 그런 큰 선물을 안긴 장인은 떠났다(26절).
4) 이 부분에 관련된 신명기의 증언은 보다 설명이 풍부하다(신1:9-18참조). 보안할 사안이다.
- 중간 지도자 선출은 각 지파(支派) 내부에서 시행하고, 그 자질은 지혜와 지식이 있고 지파에서도 인정받는 자들이어야 했다(13절). 이런 조건은 나중에 초대교회에서 집사로 선출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행6:3 참조).
- 실제로는 네 단계가 아니라 조장(tribal officials)이 포함된 다섯 단계였다(15절).
5) 모세는 재판할 그들에게 매우 엄중한 지침을 주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신1:16-17절) :
① 형제 중에 송사를 들을 때, 쌍방 간에는 공정(公正)히 판결하라. 타국인에게도 그리하라!
② 재판은 하나님에게 속(屬)한 것이다. 외모 보지 말고, 귀천 차별 없고, 안면 두려워 말라!
③ 스스로 결단하기 어려운 일은 내게로 돌리라.
3. 서신서 / 고전12:1-11 / “ 은사(恩賜)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職分)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또 사역(使役)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common good)하게 하려 하심이라 ”
본문은 사도 바울이 소개한 은사(恩賜)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9가지 은사들이 담겨있다. 바울은 여기에서 놀랍게도, 삼위(三位) 하나님의 협력적 선교 구도에 관하여서도 먼저 짚어 주었다(4-7절). 성부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이 존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인 무대를 만들어 주셨고, 성자 예수님은 그곳에서 인간들이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하는 지를 알려주셨는데, 그 분들의 영이신 성령님은 매우 독특한 역할로 하나님의 백성들을 돕는다고 설명해 주었다.
1) 하나님의 영이요 예수의 영이신 성령은, 우선 그를 받은 자로 하여금 예수를 주(그리스도)시라고 믿게 하고 고백하게 하신다(3절). 절대 우상과 거짓 신(神)노릇하는 사이비들을 주라고 말하게 하지 않는다(2-3절). 그러기에 누구든 마음과 영이 예수를 주라고 믿고 고백하고 있다면, 그는 지금 성령을 받은 자임을 확인해도 좋다. 거짓 교주에 빠진 자는 절대 불가하다.
2) 성령은 믿는 자들에게 그의 선한 뜻을 따라, 다양한 은사를 선물로 안겨 준다. 그 목표는 그의 개인적 만족보다는 모두를 유익(有益)하게 하려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성령은 교회 공동체와 모든 믿는 자들에게 유익을 공유하게 하시려고 오신 보혜사이시다(7,11절). 흔히 달란트랄 수 있고, 은혜라고도 고백할 수 있는 선물이다. 그러기에 누구든 이 성령의 은사를 제대로 받아서 활용하게 되면, 그는 자신이 받은 하나를 가지고 못 받은 수많은 사람과 공동체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주역이 된다. 행복 메이커가 되고, 축복 메이커가 된다. 이런 성령의 사람들이 교회에 있고 가정에 있으면, 당연히 그 교회나 가정은 지상의 천국을 만든다. 이게 우리가 반드시 성령을 받아야만 할 이유이다.
3) 9가지 은사(지혜, 지식, 믿음, 신유, 능력, 예언, 영분별, 방언, 통역 등)에는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다(8-10절). 모든 은사들은 다 귀하고 소중하다. 어떤 은사가 더 좋고, 어떤 은사가 덜 좋은 것은 없다. 어떤 은사든 제대로만 받으면, 성령은 그 은사를 통하여 우리로 하여금 아주 큰일을 하게 하신다. 우리는 바로 그 부분에서, 눈이 뜨고 마음이 열려야 한다.
o 오늘은 마침 해외선교주일이다. 선교는 성령 받은 사람들이면,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교회와 기독교에는 자연스럽지 못한 교인들이 너무 많다. 곧 성령 없이 예수 믿으려하고, 성령 받지 않고 직분을 맡아 주의 일 하려고 하며, 성령 없이 선교하려고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모든 행태는 다 모순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행복한 믿음 생활이나 선교하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제 각성해야 한다. 이제라도 성령을 받아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협력적 선교에 우리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일이 시작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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